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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기록

교사에게 사랑을 주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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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2학년 교실에 들어서자 아이들이 대번에 변화를 알아보고 이야기한다.

선생님 머리 짤랐어요?”

 

어제 친구에게 선물 받은 분홍색 새 티셔츠를 입고 갔더니 아이들이 바로 말한다.

선생님 핑크색 옷 입었네요?”

 

이렇게나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관심이 많다. 나는 그렇게 아이들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져보었던가? 출근해서 교실에 들어서면 아이들의 오늘 표정이 어떠한지, 어떤 옷을 입고 왔는지, 혹시 변화된 것은 없는지 보는 것이 아니라, 아침 규칙을 잘 지키는지, 바르게 책을 읽고 있는지, 혹시나 딴짓을 하거나 책을 읽지 않고 있는지만 열심히 감시했다. 관심을 가지지고 않았고 심지어 관찰을 하지도 않았다.

 

사랑의 가장 처음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저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슨 옷을 입었고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가 궁금해진다. 한동안 떨어졌다가 다시 만나면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학생들은 나를 사랑해주고 있다. 오히려 내가 주어야 할 배려와 관심과 사랑을 아이들이 나에게 주고 있다.

 

그 아이가 이어서 말했다.

선생님, 핑크색 입으면 돼지예요. 피그. 선생님 돼지 같아요.”

선생님한테 돼지라니! 방금 한말 취소해.”

취소하겠습니다.”

사과해!”

죄송합니다.”

그렇게 억지 사과를 받았다. 마스크로 가져진 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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