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전교생 물총놀이를 하는 날. 준비를 많이 해주신 담당선생님 덕분에 알찬 시간을 보냈다. 여러가지 규칙을 설명했는데 얼굴에 쏘지 않기가 있었다. 물총은 얼굴에 쏴야 제맛이지만 혹시나 얼굴에 맞고 다치거나 우는 아이가 생기면 전체 활동이 중단될 수도 있으니 그 정도 제재를 하는 것이 옳은 것도 같다.
물총놀이는 여러가지 게임으로 진행되었다.
팀 별로 수조에 물총을 쏴서 얼마나 많은 물을 담을 수 있는지가 첫 번째다. 물총을 5미터 정도 되는 거리에서 수조에 넣기란 어른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티끌모아 태산'이라 어느 정도 물이 쌓인 팀들도 있다. 저울로 무게를 재어서 가장 많은 물을 남긴 팀이 승리한다.
두번째 게임은 운동장에 작은 원을 팀별로 그리고 그 안에 페트병을 둔다. 경기가 시작되면 상대방의 페트병을 물총으로 쏴서 쓰러뜨리는 게임. 원이 너무 작았던지 페트병이 너무 가벼웠던지 시작과 동시에 몇 초되지 않아 모든 팀들의 페트병이 쓰러지기도 하고, 자기 팀 페트병이 쓰러지면 퇴장해서 대기장소로 가야하는데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있었다. 원을 더 크게 만들거나 페트병에 물을 더 많이 담거나 조금더 규칙을 수정해서 하면 더 재미있는 게임이 될 것 같다.
세번째 게임은 더 큰 원안으로 들어가서 자기 구역을 벗어나지 않고 서로 마구잡이로 쏘는 게임. 각 팀별로 우산 3개로 방어를 할 수도 있다. 물총을 신나게 쏘다가 물이 다 떨어지면 우산을 사용해서 피해있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나같으면 다 맞을 것 같다.
네번째 게임은 두 팀으로 나누어 등에 표적지를 붙이고 표적지를 맞추는 게임이다. 지금까지는 아이들이 규칙대로 잘 진행되어 왔는데 이 게임에서는 얼굴에 맞았다며 우는 아이들, 불만이 생겨 입이 튀어나온 아이들이 몇몇 있었다. 물총놀이는 물을 맞는 그대로 재미있다. 처음부터 물총놀이는 물을 맞는 놀이이다. 얼굴을 조준하면 안되지만 얼굴에 맞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함을 안내하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 게임을 마치고 불만이 생겨 이제 물총놀이 안하고 싶다고 하는 1학년 학생도 1명 있었다. 그 말을 듣고 순간 나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알아차렸다. '너희들을 위해 선생님들이 얼마나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하셨는데!' 알아차림과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맞아! 어떤 활동이든 모든 학생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지!' 60명의 아이들이 만족하고 재미있게 놀았더라도 늘 1~2명의 아이들은 불만이 생기는 것이 교육활동이다. 건강한 불완전함이다. 교사는 그런 아이들의 피드백은 참고만 하고 다음 교육활동을 추진하는 것에 망설임을 가져서는 안 될 것 같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글도, 그림도, 놀이도, 활동도, 교육도 없다. 욕심을 조금 더 내려놓고 서로 생각이 다른 아이들이 서로 같은 활동을 하며 다름을 알아가고 인정하는 시간을 더욱 많이 가져야겠다. 그것이 배움이고 그것이 삶이라는 것을 다시 알아차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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