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기 계발

아빠가 밥을 차려야 하는 이유

320x100

요즘 아빠가, 남편이 요리하는 가정이 늘었다. 주방일이나 요리는 여자가, 아내가 해야 한다는 고지식한 생각은 이제 많이 사라진 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주방일은 엄마나 아내가 하는 가정이 절대적으로 많은 것도 사실이다.

 

백종원의 요리비책, 옥주부의 진짜 쉬운 집밥 레시피, 아빠 요리 등등 이제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서 칼을 쓰는 남자들의 모습은 낯선 광경이 아니다. 몇 년전부터 요리 관련 예능이 뜨고 아름다운 남자 요리사들의 모습을 매체로 자주 접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

 

나도 요리를 시작했다. 예전 자취생활을 할 때 기본적인 밥하기, 라면 끓이기, 레시피를 찾아 술안주 만들기 정도는 시도했었다. 지난해 95일 아내가 식사를 하다가 문득 불만을 제기했다. 역할을 바꾸었으면 좋겠다고. 당시 두돌이 안된 아들을 내가 잘 케어해주지 않아서 힘들다고 했다. 그러자고 했고 그때부터 주방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어느덧 10개월이 되어간다. 자발적인 계기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나도 요리를 시작했다.

 

 

 

 

요리의 영감은 어디서 얻는가?

처음에는 아내에게 물어보며 요리를 했다. 된장찌개를 끓이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순서대로 물어봤다.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일주일 전에 물어봤던 것을 또 물어보니 아내가 귀찮아하는 눈치였다. 그 다음부터는 레시피를 기록해서 핸드폰에 저장했다. 자기주도적인 된 셈이다. 레시피는 주로 ‘만개의 레시피’ 어플을 활용한다. 그 레시피를 이용해서 나만의 알아보기 쉬운 레시피로 기록한다. 그렇게 해서 현재까지 43가지의 요리 레시피가 모아졌다.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아빠가 요리를 했을 때 장점

 

냉장고를 비우고 식비를 줄인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아내보다 약간 더 계획적인 사람이다. 물론 처음에는 하루 요리를 무얼 할지 그날그날 정했다. 매일 요리메뉴 정하는 고민을 하는 것이 소모적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최근에는 일주일 식단표를 작성하게 되었다. 일주일 식단표를 짜게 되니 냉장고에 무슨 요리가 남아있고, 무슨 재료가 있는지를 훤히 꿰고 있게 되었다. 쓸데없이 낭비하거나 오래되어서 버리는 재료가 없어졌고 자연스럽게 한달 식비가 줄어들었다. 요즘에는 한달에 3식구의 식비로 50~6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주말에는 3, 평일에는 아침, 저녁 식사를 한다. 외식은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니깐 한달(30)이면 평균 60회정도 식사를 하게 되는데 3인 식구 1회 식비로 평균 만원이 넘지 않는 꼴이다. 기본 식비와 생활비가 줄어서 가족의 재테크 목표에 보탬이 되고 있다.

 

 

 

 

요리는 재미가 있다.

우리 가정은 맞벌이다. 올해부터 아내가 일을 나가기 때문에 집안일이 거의 양분화 되었다. 나는 주방일(장보기, 음식준비, 밥차리기, 설거지, 간식준비 등), 아내는 집안일(빨래, 옷정리, 청소)이다. 이건 성향의 차이이지만 청소보다 요리는 하는 재미가 있다. 배워나가는 기쁨이 있고, 음식 솜씨가 늘어간다는 성취감이 있다. 내가 먹어봐도 요리의 맛이 나쁘지 않고, 아내와 아들이 맛있게 먹어줄 때는 보람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청소보다는 요리가 더 재미있다. 청소는 힘들면 미룰 수 있지만, 끼니는 귀찮다고 미룰 수가 없다. 자연스럽게 부지런하게 만든다.

 

 

 

 

요리는 아빠와 자녀와 관계를 좋게 한다.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아빠는 돈을 벌어오는 사람이라는 편견이 깊은 잠재의식 속에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 아빠들은 돈을 벌고 자녀들에게 무엇이 가지고 싶냐고 물어보고 돈을 주거나, 장난감을 사주며 사랑을 표현한다.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아빠는 돈이나 물건을 사주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되고, 이는 커서도 이어지게 된다. 아빠와 대화하기 보다는 그저 용돈이나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커지고, 나이가 든 늙은 아빠들은(특히 은퇴 이후) 허무함과 서운함을 느낀다. 자녀에게 있어 엄마는 존재 자체가 사랑도 주고 좋은 사람이지만, 아빠는 외로운 존재이다.

그래서 요리는 좋다. 맛있는 음식을 차려주는 것은 상대방이 잘 먹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요리는 사랑의 표현이다. 적어도 돈을 주는 현금인출기에서 밥을 주는 주방 아주머니 정도로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다. 아직 자녀 교육에 대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우리 가족의 밥은 내 손으로 내가 준비해서 먹인다라는 작은 실천이 나에게도 우리 가족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만은 확실하다.

 

 

 

 

부모님의 사랑은 넓고 깊다.

음식 재료(특히 마늘이나 양파같은)를 손질하고 나면 부모님, 특히 어머니에 대한 감사함을 몸소 느끼게 된다. 평생을 어머니가 차려준 밥을 얻어 먹고 다녔지만 그 고마움을 모르고 당연하게 생각했다. 직접 음식 준비를 하면서 재료 손질부터 하고 나면 음식에 얼마나 깊은 정성이 들어 있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요리를 한다는 것은 나에게 요리를 해주었던 분에게 감사와 사랑을 느끼게 된다. 음식 준비는 단순히 음식 준비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똑같은 음식이 나온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질리지 않는 식단을 짜고, 그에 맞는 장을 보고, 요리를 해서 식탁에 올리기까지는 단순히 몸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늘 고민과 생각을 해야한다. 고민하고 생각한다는 것은 곧 관심과 사랑이 된다.

 

 

 

 

요리를 시작하고자 하는 아빠들에게

밥은 아빠가 차려라’ 나도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시작하게 된 주방장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가정에서 성공하기 위한 중요한 디딤돌이 된 것 같다. 우리 가족을 먹여 살린다는 것은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게 하는 것에서 진정한 가장이 되는 의미가 아닐까싶다. 자존감이 높은 진정한 가장이 되고 싶은 아빠들에게 몇 가지 참고할만한 팁은 아래와 같다.

 

1. 일단 시작해보자. 사람들은 누구나 음식을 먹어야 살아간다. 내가 주방일을 맡겠다고 생각했다면 계란 후라이나 된장찌개 같은 기본적인 음식부터 하나씩 도전하고 섭렵해 나가길 권장한다.

2. 한달에 한번은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자. 어느정도 요리를 하게 되면 똑같은 요리를 여러번 반복해서 하게 된다.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길 권장한다. 이는 요리에 재미를 느끼고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 요리 역시 편암함을 느끼는 컴포트존(comfort zone))에서 벗어나야 한다.

3. 다른 사람의 레시피는 꼭 나만의 레시피로 기록을 새로 하자. 직접 펜을 들고 종이에 기록했을 때 진정 나의 것(요리)이 되었다. 직접 쓰는 것만큼 무언가를 내 것으로 만드는 것에 효과적인 것은 없다.

4. 가능하다면 식기세척기를 사라. 나도 요리를 시작하고 4개월 뒤부터 도저히 안되겠다는 마음으로 식기세척기를 샀다. 삶의 질이 달라진다. 설거지를 할 시간에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독서를 할 수도 있다. 현대 문명의 편리함은 꼭 누려서 나의 시간을 확보하길 권장한다.

 

300x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