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강남 재건축 덮친 공사비 갈등… 한강변 초고층도 차질
서울의 대표 재건축 사업장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의 시공사 현대건설이 최근 재건축조합 측에 애초 2조6000억원이던 공사비를 4조원으로 늘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현대건설이 요구한 공사비 증액분 1조4000억원을 조합원 수(2293명)로 나누면 1인당 6억원이 넘는다. 최근 3년 사이 치솟은 공사비 때문에 전국의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공사비를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거에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에서 주로 공사비 갈등이 벌어졌지만, 최근에는 부동산 수요가 몰리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로까지 확산하는 추세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22차’는 공사비를 2배 이상 올리는 문제로 시끄럽다. 2017년 시공사 선정 당시 공사비는 3.3㎡당 500만원 선이었는데, 지금은 1300만원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을 두고 조합과 시공사가 씨름 중이다. 송파구 잠실진주 재건축 사업은 시공사 요청에 따라 3.3㎡당 660만원인 공사비를 889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조합 총회에서 부결됐다. 서초구와 붙어 있어 범(凡)강남권으로 통하는 동작구의 최대 재개발 구역인 노량진 뉴타운 1구역도 공사비 갈등 때문에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 최근의 공사비 인상을 감안해 조합은 당초 3.3㎡당 695만원이던 공사비를 730만원으로 높여서 작년 11월 입찰을 냈지만, 건설사들은 “공사비가 터무니없이 낮다”면서 아무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 조합은 이달 초 총회를 열고 50층 미만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확정했다. 서울시가 지난해 1월 이 구역에 적용되던 층수 제한(50층)을 폐지하면서 70층 이상으로 개발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무산됐다. 수직 개발을 포기하는 것은 수지 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건물을 50층 이상으로 건설하려면 내진 설계, 대피 공간 확보, 초고강도 특수 콘크리트 사용 등 비용이 증가해 공사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또한 건축물 안전영향평가 등 일반 건축물보다 강화된 규제를 적용받아 사업 추진 기간이 최소 1년 이상 더 걸린다.
2. 비트코인, 2년여 만에 5만달러 돌파…현물 ETF 효과
12일(현지시간) 미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이날 오후 12시26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65% 뛴 5만24달러(약 6663만원)에서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5만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21년 12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달 10일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승인한 뒤 자금 유입이 늘어나면서 투자 기대감이 확산됐다.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4월 도래할 것이라는 예상도 비트코인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3. '싸고 좋은' 中 괴물 전기차 쓰나미 닥친다…현대차 '발칵'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인 중국 비야디(BYD)가 올 상반기 국내에 전기 승용차를 내놓는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BYD는 다음달 전기 승용차 판매에 필요한 각종 인증을 받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과 세부 일정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전기차를 팔려면 제조사는 주행 가능 거리와 에너지소비 효율, 배터리 안전성 등 환경·안전 인증을 받은 뒤 보조금 지급 여부를 평가받아야 한다. 이 절차에 통상 2~3개월 걸리는 만큼 계획대로 되면 상반기 안에 중국 전기 승용차가 국내 도로를 달릴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부터 전기차까지 직접 제조하는 BYD는 압도적인 저비용·고효율 생산 시스템을 앞세워 지난해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BYD의 한국 전기승용차 시장 진출이 불러올 파장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승용차는 소비자의 브랜드 민감도가 높은 데다 환경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중국 업체에 불리하게 설계한 만큼 당장은 시장 판도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대형 TV 등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얼마 전까지 한국 소비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하이센스, TCL 등 중국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전기차 역시 중국산의 경쟁력이 입증되는 순간 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 '삼류 한국증시'에 돈 넣은 국민연금..."국민 160조 손해본 셈"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올해 1월 말 기준 0.9 배다. PBR은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지표다. 코스피 PBR이 1보다 낮다는 건 한국 상장사 주식이 기업이 보유한 순자산가치보다도 싸게 거래된다는 의미다. 이웃나라 일본은 PBR 2배로 한국보다 두 배나 비싼 대우를 받는다. 지정학적 긴장도가 한국 못지 않은 대만(2.13배)은 물론, 금융시장 개방이 더딘 중국조차 1.2배다. 한국보다 낮은 대접을 받는 증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주요 국가 36개 중 콜롬비아(0.7배) 하나 뿐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단순히 개인투자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2023년 기준 가입자 2225만명)은 국내 증시에 15.4%(2024년)를 투자해야 한다. 중동 국부펀드 등 해외 주요 투자자 자금을 운용하는 페트라자산운용이 각국의 MSCI 지수를 기준으로 최근 10년(2013~2023년) 수익률을 구해 적용해보니, 2013년 국민연금이 국내에 투자했던 84조원은 10년 사이 101조원으로 1.2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이 돈을 미국 증시에 투자했다면 260조(3.1배), 대만에 투자했으면 269조(3.2배)로 불어난다. 저평가된 증시로 전 국민이 약 160조를 손해를 본 셈이다.
한국 증시는 왜 유독 저평가된 걸까. 물건 값이 싼 이유는 간단하다. 값어치를 못해서다.
이찬형 페트라자산운용 부사장은 “기업에 투자를 했는데 이익도 안 나눠주고(배당), 경영에 대한 권리도 없고(이사회 작동 미흡), 심지어 투자금은 점점 사라진다(주가 하락)”며 “한 마디로 한국 주식은 비정상”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이 성장하면 투자한 모든 주주가 과실을 누려야 하는데, 한국 주식은 그렇지 않다. 배당이 없거나 적고,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주가 부양도 하지 않는다. KB증권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 10년(2013~2022년) 주주환원율은 29%로 선진국(68%)은 물론 중국(32%)에도 못 미친다. 주주환원율이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에서 배당을 주거나 자사주를 사는 비율을 가리킨다.
5. "참여할까, 말까"…노량진1구역 재개발 '눈치싸움'
13일 업계에 따르면 노량진1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은 15일 마감한다. 입찰을 위해서는 입찰 마감 이틀 전인 13일까지 입찰보증금 500억원(현금 200억원)을 납부해야 하는 만큼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이날 중 드러날 전망이다.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은 동작구 노량진동 278-1번지 일대 13만2132㎡에 지하 4층~지상33층 28개 동 2992가구를 신축하는 사업이다. 서울 지하철 1호선과 9호선 노량진역과 가깝고 노량진재정비촉진지구 내 8개 구역 중 가장 규모가 커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첫 입찰에서는 입찰보증금 500억원을 납부한 업체가 없어 시공사 선정이 무산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평(3.3㎡)당 공사비가 730만원으로 책정돼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건설사들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로는 지난 시공사 선정 당시와 같은 공사비가 꼽힌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오르면서 공사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조합이 제안한 공사비는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합원 사이 내분이 발생한 점도 건설사의 참여를 고민하게 하는 요소다. 지난해부터 노량진1구역은 조합정상화위원회(조정위)와 조합이 충돌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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