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를 당하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세 계약을 하지 않는 것이다!
[서평] 전세지옥(91년 청년의 전세 사기 일지) - 최지수
안녕하세요! 담꾸입니다.
오늘은 도서관 신간 도서에서 제목에 끌려 골라 읽은 책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바로 『전세지옥』 입니다.
이 책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91년생)이 전세 사기를 당하면서 겪은 2년여 시간을 진솔하게 기록했습니다.
전세지옥 : 전세 사기
저자가 전세 사기를 당한 곳은 천안입니다. 전세 사기는 일반적으로 시세가 불확실한 빌라(특히 신축)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세 사기 사건을 일으킨 피의자를 지역이름을 딴 '○ ○ 빌라왕'이라고 부릅니다. 작년인 2022년 겨울부터 전세 사기 이슈가 언론에 주목을 받았습니다. 인천 빌라왕 사건으로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반복되자 정부에서는 전세 사기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구제하는 대책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전세지옥 : 줄거리 및 후기
능력있는 아버지는 퇴사 후 사업 실패를 겪었습니다. 훗날 교장선생님이 되신 어머니는 형편이 어려워도 자식의 성공만을 바라보며 대치동으로 이사를 갑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학원을 5개씩 다녔다는 저자는 어린시절을 불우하게 보냈습니다. 그런 부모의 기대가 큰 부담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삼수까지 하여 힘들게 대학에 들어갔지만 졸업 후 다닌 첫 직장은 정말 너무나 싫었습니다.
바퀴벌레 소굴이라는 관사는 사람이 도무지 살 곳이 아니라서 어쩔 수 없이 전세를 구했습니다.(라고 하지만, 그럼 그 관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좋아서 참고 있을까? 돈을 쓰더라도 더 나은 환경이 찾아 이사했다라고 솔직하게 표현하는게 더 나을지도..)
결국 전세 사기를 당하고 만 저자는 카드론으로 10%이상 고리로 대출을 받아 메꾸(는 어리석은 행동을 한 것은 부모님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보다는 스스로 자립해서 해결하려는 고집이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고 매달 300만원씩 빚을 갚아야 하는 처지가 됩니다. 그런 와중에도 술을 마시고, 친구와 1박 2일 여행을 가는 모습은 절절하게 표현한 고통이 철부지 투정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지은이는 책에 분노와 원망을 노골적으로 쏟아냅니다. 자신의 대한 원망보다 남에 대한 원망이 대부분이죠. 자신의 인생 계획이 이렇게 처참하게 틀어진 것은 전세금을 떼어간 얼굴도 모르는 집주인 탓이고, 그런 집을 소개한 후 나몰라라 하는 부동산 사장님 탓이며, 전세제도의 헛점을 알고도 두는 정부의 탓입니다. 무지한 서민인 자신은 단지 파일럿이라는 꿈을 향해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그 무지의 대가가 너무 크다고 말합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의 심정을 전부 이해를 못한 탓이지만, 문제의 원인을 내 안이 아닌 오로지 바깥에서만 찾는 것은 참 안타까웠습니다) 결국 그 스트레스로 술을 마시고 자신을 고립시킵니다.
죽은만큼 힘들었지만 그는 버텼습니다. 본인은 죽을 용기조차 없다고 했습니다. 어떻게든 건강한 몸뚱이를 소중히 여기고 살아남고자 일을 통해 빚을 갚기로 결심을 합니다. 지옥같은 전세집에서 아르바이트 2개, 하루에 12시간씩 일하며 빚을 갚기 시작합니다.(끝내 스스로 힘으로는 못합니다. 결국 부모님에게 빚을 내 대출을 갚고 부모님에게 돈을 갚는 조건으로 저녁 알바를 그만둡니다. 그 사이에 부족한 생활비를 엄마카드로 사용하고...)
저자의 사정과 제안을 받아준 낙찰자에게 특별한 이유없이 미운 감정을 느끼고 그 날이 어버이날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1만원대의 영양제 한통을 인터넷으로 구매해 부모님에게 보내는 모습. 주민센터에 긴급생계지원금을 신청하면서 누가 알아볼까 주위 시선을 신경쓰며 궁색해보이기 싫다는 이유로 아이스커피를 사서 갔다는 말을 듣고는 아직도 무엇이 중요한지를 모르는 어린 아이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글을 읽고 있으면 철부지 동생 같다는 생각에 왠지 모를 답답함이 느껴졌습니다.(막내인 나와 겹쳐보인 모습이 많아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고비를 넘는데 성공합니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가겠노라 선언합니다. 빚을 갚고 파일럿이라는 꿈을 향해 다시 전진합니다. 250페이지가 넘는 책 한 권을 써서 출판도 했습니다. 이 책이라는 결과물은 그가 분명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사람이고, 남다른 재능이 있다는 뜻이며, 그 길의 끝에는 더 큰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에 충분했습니다.
책은 조종사 교육비를 벌기 위해 원양상선을 타기로 하는 내용으로 마무리됩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저자가 바다 위에서 자신을 거세게 내몰아치는 세상 속에서 꿋꿋이 버티고 있을 모습이 상상됩니다. 저자의 희망찬 미래를 응원하며 후속편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전세지옥』 서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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