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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경제·경영·투자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 홍춘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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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부터 동양까지 근대 역사에서 ‘경제발전에 관한 과정’을 설명했다. 네덜란드의 은행과 국력이 부강할 수 있었던 이유를 시작으로 영국이 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 프랑스가 만년 도전자로 남아있었던 이유까지 안내한다. 이로써 금리가 높은 나라는 리스크가 크다는 교훈까지 도출해낸다.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을 바탕으로 왜 중국의 국가들이 흥망성쇠를 겪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다각도로 분석해본다.

 

 

나폴레옹 전쟁 이후 영국과 중국이 어떻게 세계의 강대국이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둘의 싸움에서 이긴 영국은 더 많은 식민지와 경제 성장을 이루고 산업혁명을 주도하게 된다. 그들은 미국이라는 존재에 의해 노동력의 유출로 높은 근로임금이 부담스러워졌고, 이는 산업혁명을 촉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면 일본이나 중국은 늘어난 노동력으로 기술의 발달 대신 단순한 농업 확장에만 활용하여 기술발전에 뒤쳐지게 된다. 영국의 기술발달을 빠른 속도로 받아들인 미국 역시 발전이 계속되었다.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독일은 패했다. 유럽 전역이 전쟁의 후폭풍에 쉽게 회복되지 못했고 전세계가 불황이 이어지자, 각 나라들이 근본위제를 폐지하고 화폐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기술의 발달과 공급확대로 인해 실업률이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경기가 살아나게 되었다. 독일도 빠른 속도로 회복하면서 정치 포장에 능했던 히틀러에 의해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만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자신의 시장을 개방하면서 오히려 독일과 일본을 우방국으로 만들고 소련을 견제한다. 또한 다시 고정환율제도로 바꾸기로 하고 달러를 기축통화로 만든다. 이를 통해 독일과 일본과 같은 패전국들은 빠른 경제성장을 가져올 수 있었다. 닉슨 쇼크로 금본위제가 다시 한번 폐지되고 경기의 부양과 긴축 재정을 중앙은행이 조정할 수 있게 되면서 세계의 공황이나 불경기가 조금씩 통제되기 시작한다. 통화량의 증가는 높은 물가상승률을 가져왔지만 이는 금리를 통해 조정할 수 있었다.

 

책은 세계의 역사와 경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영향을 미치고, 어떤 사건이 다음 사건에 꼬리를 물고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려 준다. 작은 사건이건 큰 사건이건 본의 아니게 주위에 이익을 주기도 피해를 주기도 한다. 저마다 자기 나라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지만 그 흐름이 늘 자신에게 좋은 쪽으로 가는 것이 아닌 것도 신기하다.

 

 

일본이 장기 불황을 겪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거품이 꺼지고 불황을 겪게 된 이유에는 정부의 적절하지 못한 재정정책도 한몫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30년은 매우 특수한 경우라 미국이나 한국 등의 선진국들도 그의 원인과 결과에 주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자신들도 그런 환경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인플레이션은 금리 인상으로 얼마든지 잠재울 수 있지만 한번 디플레이션에 빠지면 경기침체를 끌어올리기는 매우 힘들다는 점이다.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그 타이밍이 너무 늦거나 적절하지 못하면 침체된 소비 심리 등을 회복하기 힘들다.

 

 

마지막 장은 우리나라이다. 미군정의 토지개혁을 통해 토지를 농민들에게 저렴하게 나누어주고 생산성이 향상된 것은 산업발전의 기초가 되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농업 생산성에 의존하면 수확 체감의 법칙에 의해 점점 침체되므로 제조업의 발달을 가져와야 했다. 우리나라는 수출만 달성하면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파격적인 당근책으로 기업들의 제조업 도전에 환경을 마련했고, 마침 베트남 전쟁과 미국 수출이라는 시장 확대를 통해 눈부신 성장을 가져올 수 있었다. 물론 기업이 수출이나 차익거래만을 해서 적발되면 파산까지 하게 하는 채찍도 같이 해서 이룬 결과이다. 그 결과 전세계에서 타이완과 한국은 엄청난 경제 성장을 하게 된다. 하지만 고정환율정책 등의 폐해로 IMF를 맞이하게 되고 변동환율로 시장에 맡기게 됨으로써 중앙은행의 역할이 중요하게 되었다. 현재는 너무 강박적인 재정건전성 때문에 오히려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은행의 재정건전성이 높아졌지만, 가계나 기업이 투자보다는 저축의 비율만 높이고 정부까지 재정수지를 갖추고 있다면 결국 경제에 활력이 떨어진다.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이 책은 짧게 짧게 에피소드로 끊어가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에 대해 답을 제시하는 느낌으로 책이 자연스럽게 진행되어 나가 술술 읽혀 나간다. 물론 설명이 조금은 부족해 보이거나 어려운 용어가 나올때는 잠시 찾아보는 수고도 필요하지만 세계의 역사적인 일이 경제와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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