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세계정세를 뒤흔든 7가지 이슈(화폐, 전염병, 기후변화, 경쟁, 신뢰, 금융위기, 갈등)를 통해 돈과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게 되었는지를 다룬다.
화폐와 물가
인플레이션은 금리 인상으로 잡을 수 있지만, 디플레이션은 잘못 빠지게 되면 헤어나지를 못하게 된다. 중앙은행이 없던 전근대 사회에서는 일단 디플레이션의 함정에 빠지면, 이를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통화량 공급을 하자니 구리나 은을 쉽게 구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이 역시 불가능했다. 결국 전쟁을 일으켜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거나 현재의 지폐처럼 ‘신용화폐’를 만들어내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었다. 전근대에도 신용화폐를 몇 차례 시도한 경우가 있지만 정책 당국이 부족한 재원을 충당한 목적으로 지폐를 마구 찍어내어 물가 조절에 실패하고 지폐의 가치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경제의 흐름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가 오르는지 내리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전염병의 시대
전염병이 크게 확산할 때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첫째, 1인당 소득이 올라가는 경향이 뚜렷해진다. 경제의 전체 규모는 줄어들 수 있지만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은 오히려 늘어나는 면이 있다. 두 번째 현상은 내집단과 외집단의 경계가 나뉘는 것이다. 이민의 나라 ‘미국’에서조차 이민법을 통해 문을 닫아거는 모습이 출현했다. 마지막은 보호무역주의 흐름의 대두다. 국가 간 교류가 감소하고 보호무역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
기후변화
한 나라의 흥망성쇠에는 기후변화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농산물 재배가 어려워지고 이러한 농업 생산량 하락은 인구 감소로 이루어지기도 했다. 인구 감소는 군사력 약화로 이어져 많은 근대 국가들의 몰락을 가져오기도 했다. 이는 거대 문명의 발상지 메소포타미아뿐 아니라 중국도 해당하는데, 강수량이 적어 황허강의 수위가 낮아지면 북방 민족의 침입이 늘어나고, 홍수가 나거나 강수량이 많아 황허강이 범람할 때 북방 민족의 침입이 줄어든다. 이는 북방 민족이 사는 고원에 가뭄이 드냐 들지 않느냐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경쟁
서양은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는가? 서유럽은 수많은 전쟁과 치열한 경쟁 속에 혁신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화약과 대포 등의 15세기~16세기 말의 군사 혁명은 서유럽의 군대를 무적의 강군으로 만들었고 유럽은 아메리카 대륙은 물론 아시아 각지에 식민지를 건설할 수 있었다. 서유럽은 지리적 장벽에 의해 서로 비등비등한 국력을 지니면서 경쟁을 통해 성장해 왔다.
금융과 신뢰
화폐는 서로 간의 약속이며, 이 신뢰를 통해 유지될 수 있다.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자국의 경제는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세금을 걷어서 재정을 꾸리기보다 윤전기를 돌려 화폐를 만들어 재정을 메우는 손쉬운 방법을 택한 수많은 정부는 결국 국민의 신뢰를 상실하고 재정의 위기를 가져왔다.
금융위기
글로벌 경제 위기의 발생과 해결 과정을 살펴보며 위기 상황에 어떤 대책이 유용한지 알 수 있다. 첫째,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는 순간,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중앙은행이 통제한다는 믿음을 심어주어 뱅크런 등의 금융 기관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
둘째, 그런데도 상호 간에 대한 신뢰가 약화된다면 금융 기관에 대한 유동성 지원에 나서야 한다. 셋째, 금리 인하에도 경기 여건이 악화될 때는 신속하게 양적완화를 단행해야 한다. 이상과 같은 세 가지 정책은 코로나19 사태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아직 코로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정책이 경기 회복에 얼마나 이바지했는지, 그 여파는 없는지 판단하기 이르다. 하지만 금융 기관의 연쇄 도산 위험 등이 관측되지 않은 것과 주식이나 환율의 등락 폭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을 보아 현재까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갈등
중국은 외국인 직접 투자와 강력한 보조금 지급으로 빠른 성장을 달성했으나, 근로자의 임금 수준이 높아지고 선진기술 모방만으로는 높은 부가가치를 달성하기 어려워져 한계를 느끼고 있다. 이에 ‘제조업 2025’라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약진을 이제는 용인할 이유가 없다. 예전에는 중동 석유 자원을 보호하고,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지만, 이제는 그 필요성이 감퇴하였다. 이에 두 국가 간의 갈등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며 코로나 쇼크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수출 위주 성장을 하는 우리나라도 타격이 있을 것이다. 중국의 내수시장을 공략해가며 연구개발 투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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