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길을 찾아야할 필요성 조차 느끼지 못했다. 내 인생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조차 알지 못했고 알려고 하지 않았다. 늘 부족한 듯 풍족하지는 않았는데 원래 인생이란 것이 그런 것인줄 알았다. 처음 길을 찾아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낀 것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이벤트를 겪고 난 후였다. 사실 결혼과 출산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을 한 것은 아니고, 단순히 남들이 다 하는 것이니 나 역시 당연히 할 것이라는 생각은 있었다. 무튼 우여곡절을 겪어 결혼을 하고 출산을 했다. 그런데 사랑스러운 나의 분신이 태어나고 나니 내 마음에 변화가 생겼다. 문득 울림이 느껴졌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나아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조금 더 나아져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인생의 목표가 생겨났다. 거창한 것은 아니다. 누구나 한번쯤 생각했을 만한, 이루었으면 하는 그런 일들이다. 경제적 자유, 평생 가족을 지킬 수 있는 울타리, 자랑스러운 아버지. 목표가 생기자 목표점에 도착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길이 어디있는지 다른 사람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당연히 어디로 갈지 몰랐다. 단, 평소대로 행동하면 나의 미래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은 분명했다. 그래서 평소 내가 가지 않은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내가 하지 않았던 행동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발짝 움직였다. 가는 방향이 잘못된 길인지 올바른 길인지 알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는 가봐야한다. 그래서 한 달, 세 달, 1년 이상 꾸준히 했다. 아직도 내가 가는 길이 정확히 내가 원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게 쭉 뻗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비슷한 방향인 것 같긴 하다. 그렇게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 아직 확신은 없다. 때론 다시 돌아와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갔던 이 길은 확실히 알 수 있겠지. 되돌아오다가 혹시 나와 같은 목표이지만 이 길로 오는 누군가와 마주친다면 조금의 힌트를 줄 수도 있겠지. 아니면 그와 함께 돌아갈 수도 있을테고. 아니면 누군가가 돌아오다 나에게 말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누군가가 지나간 길을 가고 있지만 어느 순간에 강한 확신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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