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강이 흐르기 시작한 시원을 생각해보자.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해 생각해보자. 어떤 분들인지, 어떤 기질과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떠올려보자. 내 피 속에 흐르는 그 분들의 피는 어떤 것인지 찾아보자. 이 두 분들이 지금의 나의 나이였을 때는 바라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이것은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다.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이다. 나의 잠재의식 속에 그들의 욕망이 투사된 것은 없는지 찾아보자. 혹시나 어렷을 적 그냥 묻어버리고 잊었던 옛 기억을 들춰내는 것이다. 나의 과거로 부터 걸어와서 현재를 보고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밑그림이다.
부모는 한 사람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다. 유전학적인 면 뿐아니라 생활방식이나 환경에 대한 노출로 인한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많은 것들이 부모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명백한 사실이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라. 아버지는 어떤 분인가? 그 분은 어떤 성격과 재능을 가지고 계셨는가? 당신의 피 속에 흐르는 그 분의 피는 어떤 것인가? 어머니는 어떤 분인가? 그 분들이 내 나이 때 바라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버지는 자신이 가난한 형편에서 힘들게 자라왔다고 말씀하셨다. 어렷을 적 잘 먹지 못하고 잘 입지 못해서 건강한 편이 아니셨다고 했다. 늘 추위에 몸을 오들오들 떨었다고 하셨다. 학비를 제대로 지원받을 수조차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사관학교를 통한 직업군인이었다. 아버지는 5남매 중 장남이었다. 본인이 가장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셨다. 자신의 가족이 5명이나 되면서도 형제들과 부모님을 늘 알뜰히 챙기시는 분이었다.
학창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지는 않으셨다. 똥고등학교를 나왔다며 스스로 자랑스러워하지 못하셨다. 직장을 다니면서 야간대학을 다녀 대학졸업장을 취득하셨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으셨고 이는 자녀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이어졌다. 특히 장남인 나에게는 교육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셨다. 자상하게 무언가를 가르쳐주신 면도 있었지만 엄격하게 다그칠 때도 있었다. 본인이 하지 못했던 다양한 경험을 나에게는 경험해 주고 싶어 하셨다. 그래서 피아노, 미술, 웅변, 수학, 컴퓨터, 한자, 영어, 합기도, 축구, 테니스 등등 초등학교 때 그 당시 갈 수 있는 모든 학원을 다녔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까지 배웠는데 지금 나의 다재다능함은 여기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예체능을 골고루 경험했고 중학교를 입학하기 직전부터는 교과 공부를 위한 학원에 본격적으로 다니기 시작했다. 개인과외도 많이 했다. 나는 그것들을 늘 묵묵히 받아들였다. 때로는 소질을 보여 여러 대회에서 입상하기도 했다. 그런 나를 보며 아버지는 매우 흡족해하셨다.
아버지는 자신이 군인 체질은 아니라고 하셨다. 몸이 강건한 체질도 아니라고 하셨다. 군대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졌다고 하셨다. 말을 조리있게 잘하고 많이 하는 편이라 오히려 자신이 교사 체질이라고 하셨다. 아버지와 초등학교 때까지는 둘이서 등산을 많이 했다. 아버지는 이런저런 말씀을 나에게 많이 하셨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길 바란다는 말을 많이 하셨고 나는 묵묵히 듣는 편이었다. 지금은 나이가 칠순이 되셨지만, 여전히 현명하시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아시는 분이고, 자신의 일을 스스로 처리할 줄 아는 분이다. 아버지는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아쉬움이나 부족함이 아들에게는 생기지 않길 바라셨다. 그래서 교사라는 직업도 아버지가 권하셨고 나는 그것을 따랐다. 지금까지 아버지가 가라는 길로만 쭉 걸어왔다. 지금까지 온 이 길이 싫지 않다. 단, 이제는 내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고 싶다. 온전히 나의 힘과 열정과 생각으로 나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
어머니는 7남매 중 다섯째였다. 위로 언니 1명이 있고, 오빠들이 4명이나 있었다. 막내 여동생이 있었다. 어머니는 당돌한 성격이셨다. 나의 외할머니가 상당한 장신이셨는데 이를 닮아외삼촌들도 모두 키가 크고 운동을 잘 하셨다고 했다. 그런 오빠들 덕분에 동네에서 무서운 것 없이 자랐다고 했다. 나는 성격이나 외형적인 면에서도 어머니를 많이 닮았다. 흔히 말하는 외탁이다. 어머니는 외유내강형이었다. 겉은 늘 웃고 다정하시면서도 안에서는 끈기와 열정이 가득찬 분이셨다. 학업에 대한 미련이 있으시기도 했는데, 늦은 나이에 공부를 열심히 하셔서 검정고시를 합격하고 2년제 전문대학 졸업장을 따기도 했다. 내가 대학생 때 어머니도 대학생이셨다.
나의 피 속에 흐르는 이들의 피는 이런 것이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열망이나 끈기는 어머니에게 물려받았다. 아버지의 자기주도성을 물려받았다. 할아버지의 음악성을 물려받았고, 외삼촌들의 운동신경을 물려받았다. 무엇보다 두 분의 무한한 사랑은 나를 긍정적인 사람으로 만들었다.
부모님이 나의 나이였을 때 그 분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세 자녀들의 뒷바라지 하느라 매우 빡빡한 생활을 하셨을 거라 생각된다. 조금 더 여유있는 형편을 바라지 않으셨을까?
아버지는 소액으로 주식에 투자를 하셨다. 어머니의 느긋한 성격과 상대적으로 아버지는 성미가 급하신 편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도 단타 위주의 트레이딩을 많이 했다. 정보가 충분하지 않았던 그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했을 것이다. 주식으로 손해를 많이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머니에게 핀잔을 받는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잠재적으로 주식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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