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우선순위를 이야기한다면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 현재 위치에 따라, 또는 현재 노력하는 부분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대부분이 비슷한 말을 한다고 한다. 병치레를 최대한 하지 않고 건강하게 살다가 편안하게 가족들 품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소망이 그것이다.
누구나 건강은 본인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 소중함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욱더 중요해진다. 불의의 사고로 한순간에 건강의 많은 부분을 잃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조금씩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습관으로 인해 누적된 결과로 후회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두배의 노력을 한 후 다시 건강을 조금씩 찾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딱히 몸이 아픈 편은 아니었다. 어렸을 적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콧물을 질질 달고 살았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증세가 호전되고 있다. 물을 자주 마시고 마스크를 최대한 쓰고 다니며(코로나 이전 시기부터 잘 때도 마스크를 쓰고 잤다), 심해지는 환절기에는 병원에 빨리 찾아가 약이나 스프레이같은 처치를 받으면서 예전만큼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땀을 흘려 몸에 열을 내는 꾸준한 운동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나이가 들어서 몸의 민감성이 떨어져서 낫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아무튼 어렸을 적부터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코를 훌쩍거리기는 했으나,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아픈 적은 없다. 신체적인 부상을 당한 적을 떠올려보면, 중학교 때 친구와 술래잡기를 하다가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깨진 벽 타일에 무릎을 찍어 꿰맨 적을 제외하고 외과적인 수술을 받은 적도 없다. 과자 같은 군것질을 줄인 이후로는 치과 치료도 거의 받지 않고 1년에 한 번씩 스케일링을 하는 게 전부다.
다음으로 병원을 찾게 된 이유는 대부분 운동이나 일상생활을 하다가 생기는 작은 부상들이었다.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손이 삐거나 허리가 삐끗하거나 하는 경우로 병원을 찾는 적이 종종 있었다. 그중 현재 나에게 있는 신체적인 부상은 디스크성 통증이다. 허리가 자주 뻐근하거나 삐끗할 때가 있었는데 그 횟수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군대에서 농구를 하다가 허리를 삐끗한 이후 매년 한 번은 허리가 아프다. 백년허리, 백년목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우선 실천하는 것은 주기적인 스트레칭이다.(백년 허리에서는 요추전만, 경추전만 자세라고 칭한다) 그리고 자세를 똑바로 하려는 노력이다. 최대한 허리를 세우고 가슴을 펴고 건방져 보일지라도 턱을 들어 보이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몸을 크게 보이려는 동물들의 본능은 본인의 척추도 보호하는 장점이 있는 모양이다. 허리가 아픈 덕분에 매일 해왔던 운동도 2주 넘게 쉬고 있다. 이 점이 가장 아쉽지만, 디스크로 인한 통증은 휴식이 제일 중요하다는 말을 들어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물론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건강을 위해 내가 꾸준히 해야 할 것과 줄여야 할 것은 무엇일까? 우선 현재 나의 가장 큰 목표는 척추 건강을 되찾는 것이다. 허리가 구부정하고 거북목이 심한 상태이다. 이를 위해 꾸준한 노력으로 인한 자세 교정이 필요할 것 같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자주 스트레칭을 해줘야겠다. 운전할 때도 가능하면 허리와 목에 방석 같은 것을 두고 자주 전만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의식해야겠다. 컴퓨터 사용 시 최대한 모니터를 눈높이로 맞추고 노트북은 키보드를 연결해서 써야겠다. 두 번째, 꾸준히 운동을 해야겠다. 허리가 아프다면 허리에 부담을 주지 않는 운동을 찾아서 해야겠다. 땀을 흘리는 것은 기분도 좋지만 기초 체온을 높여주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내 몸이 말한다.
줄여야 할 것은 무엇일까? 몸에 부담이 가는 운동은 줄여야한다. 자주 점프를 하거나 과하게 몸을 써서 관절에 무리가 가는 운동을 피해야겠다. 술을 줄여야겠다. 술에 대한 유혹을 떨치기 위해 가급적 저녁은 고기 종류가 아닌 간단하게 먹어야겠다. 저녁에 반드시 할 일을 따로 만들어 놓는 것도 좋겠다. 사실 이것이 쉽지만은 않다. 하고 싶은 것을 못하는 것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그 행위가 스스로 아주 부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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