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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가정·육아

[북리뷰] 엄마의 20년 - 오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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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세계가 클수록 아이의 세상이 커진다.

 

출처 : 예스24

 

 

엄마의 20년 - 오소희

 

안녕하세요! 담꾸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서평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책을 안 읽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예전처럼 지식 습득을 목적으로 치열하게(?) 책을 읽기보다는 조금 여유를 느끼며 책을 읽고 있는 중입니다. 새로운 책도 읽고, 예전에 인상깊게 읽었던 책을 다시 읽기도 합니다. 

 

최근 변화된 독서법은 책을 10장씩 여러 권 읽는 것입니다. 독서를 통해 삶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고명환 작가가 『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에서 추천하는 독서법으로, 실천해보고 있습니다.

 

지금 한달 넘게 실천해보고 있는데 여러 책의 내용이 서로 뒤엉켜 시너지를 내기도 하고 무엇보다 책을 읽는 양이 늘었다는 점에서 올해 목표 : 독서 100권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엄마의 20년

오늘 소개할 책은 엄마의 20년입니다.

아내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인데(개인적으로 아내가 빌려온 책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 책을 통해 휴직에 대한 열망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저의 패러다임을 바꿔준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아빠 휴직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늘 한번쯤은 휴직을 하려고 마음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그 휴직의 목적이 '오로지' 육아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15년 가까이 해온 직장생활을 잠시 쉬어가며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뭔가 삶의 리프레쉬를 하자라는 마음이 컸다면, 

 

이 책을 읽는 내내 다시 돌아오지 않은 이 황금기에 7세 아들과 찐하게(?) 시간을 함께 해보자는 열망이 생긴 것입니다. 육아서적에도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구요. 

 

 

 

엄마의 20년 - 저자 오소희

저자는 책의 첫 부분에 자신의 이야기부터 들려줍니다. 개인적으로 저자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자기 이야기는 하지도 않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내용들은 공감이 잘 안가더군요.

 

저자는 아이가 세돌이 되었을 때 단둘이 세계여행을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아이가 열아홉 살이 된 지금까지 매년 한달에서 길게는 석 달까지 떠났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엄친딸로서 입시 교육에 치어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살아보지 못했던 저자가 내 아이는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다 내린 결과였지요. 

 

그는 결국 '나'가 인생의 주인이 되는 삶을 꿈꾸며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인생의 주인이 되자 비로소 주위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엄마의 20년 - 나를 찾는 법

자기 소개를 마친 저자는 과거 여성들(할머니와 어머니)의 삶을 통해 현재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먼저 '나'를 찾고 '나의 가치'를 찾아 나서라고 조언합니다.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합니다.

 

다음은 저자가 제시한 '나를 찾는 법 15가지'입니다. 

 

1. 써 붙이자. '내 인생은 나의 것, 애 인생은 애의 것'

2. 내 안의 낡은 '엄마' 롤모델을 지우자

3. 눈썹부터 그리자

4. '활동'을 찾자. '나'만의 속도로

5. 매월 '활동비'를 정하고 남김없이 쓰자

6. 장애물은 그냥 밝고 가자

7. '꾸준히'하기 위해 활동공동체를 만들자

8. 독박육아는 금물, 육아공동체로 극복하자

9. '내 식으로'하자. 창의력, 별거 아냐!

10. 육아 '롤언니'를 곁에 두자

11. 가족의 '다름'을 정중히 인정하자

12. 범국민적 질병 '성적분리불안'을 극복하자

13. 엄마 활동의 꽃, 가족 문화의 탄생

14. '나'를 읽지 않고 수험생 엄마가 되는 법

15. 엄마의 20년 내내 운동, 운동, 운동

 

 

 

엄마의 20년

저는 이 책의 첫 부분에 등장하는 시가 참 좋았습니다. 휴직에 대한 열망을 뜨겁게 일깨워준 시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시를 적어보며 북리뷰를 마치겠습니다. 

 

 

엄마의 20년

 

한 살 두 살 세 살,

 

처음 3년은 너를 먹이고 재우고 

그저 건강히 잘 키우는 데 쓰마.

너의 미소도

너의 똥도

모두 나를 미치게 할 것이다.

나는 미치도록 행복했다가 

미치도록 힘겨울 것이다.

이런 '미침'은 엄마만의 뜨거운 특권.

나는 웃다가, 

울다가, 

그 어떤 경우라도 

다시 네 자그만 손바닥 냄새를 맡고 일어설 것이다.

 

 

 

네 살 다섯 살 여섯 살 일곱 살,

 

이 4년은 너와 함께하는 순간마다 

뛰고 웃고 노래하는 데 쓰마.

봄의 꽃나무 아래를 함께 걸을 것이다.

가을 낙엽 위를 함께 뒹굴 것이다.

너는 시인의 어휘로 꽃과 낙엽을 낭송할 것이고

나는 그것을 오롯이 음미하는 영광스런 청중이 될 것이다.

 

어쩌면 너는 킥보드를 타다 넘어져 몇 바늘 꿰매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왕성히 회복할 것이다.

내가 아파 누우면 내 이마에 흥건한 물수건을 올려주며 

제법 근심스런 표정을 짓기도 할 것이다.

 

우리는 이 하루하루가 엄마와 자식 사이의 황금기임을 알 것이다.

알기게 제대로 누리며 살아갈 것이다. 

 

 

 

여덟 살 아홉 살 열 살 열한 살 열두 살, 

 

이 5년은 네가 네 방식대로 생을 펼치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 쓰마.

내 잣대로 너를 판단하지 않을 것이다.

세상의 잣대로 너를 속단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네가 세상의 잣대로 잘하는 아이라면 그 또한 내게는 기쁨일 것이다.

 

하지만 만약 네가 세상의 잣대로 못하는 아이라도 

나는 크게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엄마인 내가 그 누구보다 너만의 장점을 잘 알고 있으니,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장점으로 생을 일구는 법을

배우게 되어 있으니, 유사 이래 내내 그래 왔으니,

시절의 겁박에 새삼스레 오그라들어

너를 들볶지는 않을 것이다.

 

이떄의 내 진정한 숙제는 

이전에 겹쳐 있던 너와 나의 생을 따로 떼어놓고 

나란히 세우는 법을 배우는 일.

나는 네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나의 세계를 가꿀 것이다.

네가 너의 생을 펼칠 때에 궁금한 것이 있다면

가끔 나의 세계를 노크하고 참고할 수 있도록

 

 

 

열세 살 열네 살 열다섯 살 열여섯 살,

 

이 4년은 너를 모른 척하는 데 쓰마.

네가 네 길을 네 식으로 모색할 수 있도록.

나의 방해로 인해

아예 모색의 길을 떠나지 못한다거나, 

모색의 길에서 중간에 돌아온다거나, 

그런 비극이 없도록 나는 빠져 있어 주마.

 

믿으면서, 

너를 믿으면서, 

너를 믿는 나를 믿으면서, 

나는 담담히 내 세계를 가꾸고 있을 것이다.

 

네 인생이다.

 

기성화된 내 눈에

너는 실컷 아둔하게 방황하라.

실컷 기이하게 방황하라.

너는 신세대.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을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살아갈 특권이 네게 있다.

 

늙은이들의 약아빠진 조언에 겁먹지 마라.

꽉 막히 세상의 셈법에 굴복하지도 마라.

예비해두지도 마라.

탕진해도

방전되어도 좋다.

밧데리가 다 나가 기절하고 깨어난 뒤

현기증을 느끼며

네가 첫 눈을 뜨고 볼 세상,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그것이 네 것이다.

 

 

 

열일곱 살 열여덟 살 열아홉 살,

 

이 3년은 내가 할 일이 많지 않을 것이다.

네가 모색한 바를 내게 들고 와 구체적인 도움을 요청할 것이니,

진실로 나의 할 일은 그 항목을 충족시키는 데에 그칠 것이다.

너는 이미 나의 한계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애초에 내가 줄 수 있는 만큼의 도움만을 요구할 것이다.

사실 네가 내 눈에 띄는 시간도 많지 않을 것이다.

나는 네가 여덟 살이 된 이래로 

홀로 담담히 가꿔왔던 내 세계에 집중할 

더 많은 자유를 얻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목매지 않을 것이다.

그 어떤 부담도 주지 않을 것이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세계를 존중할 것이다.

 

나는 네 젊은 세계에 감탄할 것이다.

네 무모함과, 

네 불안정함과,

그럼에도 두려움을 꾹꾹 누르고 나아가는

네 의지에 감탄할 것이다. 

 

너는 가끔 생각난 듯

나의 세계를 힐끗 들여다볼 것이다.

그것이 잘 돌아가기만 한다면, 그래, 되었다는 듯

한번 따끈히 안아주고 

총총히 네 바쁜 세계로 돌아갈 것이다.

 

힐끗, 네 한 번의 시선과 

따끈한 네 한 번의 허그, 

그것으로 되었다. 

나는 또 살아갈 것이다.

 

 

 

스무 살, 

 

너는 어른이 되었다. 

 

[출처 : 『엄마의 20년』 - 오소희 4~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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