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담꾸입니다.
오랜만에 서평을 남기네요. 오늘 책은 박치은 저자의 『디깅』입니다.
경험 자본, 능력 자본, 인력 자본, 금전 자본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제대로 된 '특화 영역'을 발굴해야 한다. 얕은 우물 100개를 파는 것보다 깊은 우물 하나를 제대로 파는 게 중요하다. 제대로 판 그 우물이 100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디깅digging의 힘이다.
챕터1. 제대로 판 우물 하나가 100가지 문제를 해결한다.
무기력감 권태기 번아웃 정체기, 슬럼프 등 괴로운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마법의 주문처럼 나 자신에게 물었다.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이 뭐지?"
이럴 때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그냥 당장,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아무리 하찮고 작은 일이라도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
그 중 하나가 수량화 작업이다.
나는 싱크대 철거 작업을 하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이 정도 규모의 공사면 회사 마진율은 얼마일까?' '이 공정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등을 생각했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창업 후 어떻게 대입할 것인가'를 계속 시뮬레이션했다.
낮에는 현장 작업을 하고 밤에는 실행 비용을 분석했다. 각 공정별로 인력, 부자재의 양, 시간, 비용 등을 엑셀로 정리한 후 투입 비용 대비 수익률을 기재하고 목록으로 만들었다.
오답만 선택
전국플랫폼 활용했지만 실패, 가까운 지역부터 종이컵 광고를 부동산에 돌리고 엘이베이터 홍보 영상도 만들고 직접 전단지를 만들기도 했지만 다 효과가 없었다. 결국 본질은 실제 공사 경험이라는 결론으로 본질 강화에 나섰다. 3,000만원 예산인 공사에 회삿돈 1,000만원을 들여 5,000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공간을 만들어냈고, 일대에서 비용은 가장 저렴하지만 디자인과 시공은 하이엔드급으로 뽑아냈다. 공사를 하면 할 수록 손해가 커지는 역마진이 발생했지만 허공에 뿌려지는 광고, 마케팅비를 가치에 투자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그리고 정확히 일년 뒤, 한달 2~3명 찾아오던 고객이 20~30명으로 늘었다. 첫 번째 턴어라운드였다.
셀프 인테리어와 부동산 임대 투자 경험이 있는 입장에서,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낯설지 않으면서도 흥미롭고 저자가 경험한 현장과 그로 인한 고충의 일부는 충분히 공감이 가더군요. 특히 'N잡은 N개의 스트레스만 늘릴 뿐, 하나의 일에 깊이를 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통찰은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챕터2. 좋은 게임에 참여하려면 그만한 능력치가 필요하다
N잡러도 똑같다. 자신을 상품화할 수 있는 핵심 영역, 즉 전문성이 없으면 결국 '유목민형 노동자'밖에 되지 않는다.
나의 전문성은 인테리어다. 사업가, 유튜버, 건물주, 카페 사장, 저자, 강연가 모두 인테리어라는 포도나무에서 파생되었다.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사람은 유튜브, 인스타, 전자책, 스마트 스토어 등을 전부 잘해 낼 방법(이런 방법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다)보다 이 모든 것을 한방에 해결할 트리거를 찾는게 우선이다.
빠른 성장의 비결을 알려달라는 사람들을 만난다. 교과서 같은 대답에 조금은 미안하지만 내 답변은 늘 똑같다.
"누구를 만나든 어느 자리에 있든 당신이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하라"
또 '기버'이야기냐고 하며 고개를 젓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다. 태초부터 이어오던 성공의 기본 방정식인 걸 어쩌겠는가.
영업을 시작하고 매번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했던 저자는 일식집 오픈을 앞두고 있는 세번째 젋은 사장을 만났다.
호텔 일식 주방장 출신으로 자기 장사를 처음 해본다는 그는 음식 퀄리티에 대한 욕심이 남달랐다. 20평 매장 중 절반이 넘는 공간을 주방으로 확보하고 싶어 했다. 그런데 매장을 오픈하는 지역이 마음에 걸렸다.(중략)
고객의 성취를 위해 무엇을 제공할 것인가라는 생각으로 상담 전 직접 시장조사를 나선다. 의뢰인의 매장과 비슷한 일식집 가운데 장사가 잘 되는 다섯 곳을 찾아가 식사를 하며 전체 구조를 파악했다. 인테리어를 공부하는 사람인데 주방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사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최대한 많은 시각 자료를 확보했다. 장사가 잘되는 매장은 절대적으로 홀의 비중이 컸다. 이틀 밤을 꼬박 새우며 상담을 준비했고 각 매장의 장단점을 비교 분석한 자료를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충분히 퀼리티 있는 음식을 만들수 있는 콤팩트한 주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디지털 노마드 : 노마드는 유목민이라는 의미.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또는 디지털 유목민은 어휘 '디지털(digital)'과 '유목민(nomad)'을 합성한 신조어로, 인터넷 접속을 전제로 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여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재택, 원격근무를 하면서 자유롭게 생활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대개 이런 사람들은 회사에 정규직으로 고용되어 있기보다는 프리랜서나 파트타임 및 스타트업인 경우가 많으며 이사와 이직이 자유롭다.(출처:나무위키)
챕터3. 생각을 행동으로 전환하는 능력
군더더기를 덜어내는 작업
유튜브를 하면서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본질에 충실한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무수한 삽질을 했다.
매일밤 책상 앞에 의식을 치르듯 편집 프로그램을 열었다. 6개월 동안 다양한 스타일로 영상을 만들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라서 이것저것 다 준비해봤어'라는 식이었다.
인테리어와 관련된 영상에 집중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가장 먼저 비용이 떠올랐다. 사람들은 주거 공간에 큰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 이쪽으로 방향을 잡고 변기 설치하는 법, 셀프 인테리어 꿀팁, 인테리어 견적받는 법 등 실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영상을 꾸준히 올리기 시작했고 이윽고 홈런을 쳤다.
온라인 간편 결제 서비스 페이팔, 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 민간 우주항공개발업체 스페이스X 등은 모두 일론 머스크의 작품이다. 별다른 연관성도 없는 사업들을 어떻게 모두 성공시켰는가?하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는 물리학이라고 한마디로 대답했다.
물리학은 사물을 쪼개고 쪼개어 기초가 되는 원자 단위까지 분석하는 학문이다. 쪼개면 해결이 안되는 문제가 없다.
이런 과정을 '분할 정복'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았다. 분할 정복은 말 그대로 문제를 쪼개고 풀고 다시 합하는 것이다.
커다란 문제를 작게 분리한다->비슷한 것끼리 묶어 카테고리를 만든다->카테고리별로 해결책을 찾는다->카테리고별 해결책을 모아 '원래 문제'를 풀어낸다라는 전략이다.
상대의 부러운 점을 어떻게든 내 것으로 만들고 그들을 앞지르려는 욕심이 나를 성장시켰다. 열등한 존재가 아님을 증명하는 발버둥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한 셈이다.
남한산성, 칼의 노래의 저자 김훈 씨는 외롭지 않느냐는 질문에 망설임없이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사람들이 작당해서 나를 욕할 때도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네놈들이 나를 욕한다고 해서 내가 훼손되는게 아니거, 니들이 나를 칭찬한다고 해서 내가 거룩해지는 것도 아닐거다. 그러니까 니들 마음대로 해 봐라. 니들에 의해서 훼손되거나 거룩해지는 일 없이 나는 나의 삶을 살겠다.'"
'분할 정복'이라는 개념에서 문득 도배 작업을 생각났습니다. 셀프 인테리어를 하면서 도배에 도전했었다가, 초보자가 집 전체를 도배한다는 것은 굉장히 시간도 오래 걸리고 노력에 비해 비용적 이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포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다시 도전한다면 문제를 쪼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작게 나누기. 비슷한 부분끼리 묶어서 카테고리화하기.'
'먼저 전체 폭을 붙이는 작업을 하나씩 진행하면 작업 시간이 단축되고 전체 면적의 3분의 2 이상은 빠르게 마무리한다. 그 다음엔 모서리 부분을 마무리한다.'
이렇게 하면 전체 작업이 좀 더 효율적으로 진행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맞다! 천장은 어떻게 할까?
챕터4. 급여 통장에 매월 5,000만 원이 꽂히기 시작했다.
회의 시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한 채 1~2시간씩 이어지는 것을 보고 방관자 효과를 없애기 위해 회의 원칙을 10가지 정해 회의실 벽에 붙여놓았다. 덕분에 회의를 위한 회의, 무의미한 회의는 하지 않게 됐다.
회의원칙10
1. 회의실은 잡담하는 곳이 아니다.
2. 정말 필요한 게 아니라면 회의하지 않는다.
3. 회의에 꼭 필요한 사람만 참석한다.
4. 명확한 목적과 주제없이 의자에 앉지 않는다.
5. 주최자는 회의 주제와 목적을 참석자에게 미리 공지한다.
6. 참석자는 회의 주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준비한다.
7. 주제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는 회의가 끝나고 한다.
8. 회의 시간과 종료 시간을 정하고 반드시 지킨다.
9. 참석자 가운데 한 명은 회의록을 작성하고 요약해서 공유한다.
10. 회의 결론은 바로 시행한다.
실수를 공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체크리스트를 통해 매뉴얼화하는 것이다. 이런 매뉴얼이 있으면 굳이 구성원들 뒤를 쫓아다니며 하나하나 지적할 필요가 없다.
잦은 회의는 회의적으로 생각했던 저에게 회의 원칙은 참 공감가는 부분이었습니다. 제가 주최하는 회의에서는 위 원칙 중 몇 가지를 반영해봐야겠습니다.
또 예전부터 유용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실천을 잘 하지 못했습니다. 예를 들어 공문 체크리스트, 업무 체크리스트, 투자 체크리스트, 여행 체크리스트 등입니다. 인생 체크리스트는 스스로 만든 자기사명서를 질문 형태로 만들면 될 것 같습니다.
챕터5. 마지막 한 끗을 채워라.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 실수가 비용을 발생시키거나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히는 일이면 겁부터 나는게 당연하다. 그런데 실수의 무게에 짓눌려 해결이 아닌 자기방어에만 신경을 쓰면 다음에는 더 큰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전 UCLA농구팀 감동 존 우든은 88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그는 자신의 성공 비법으로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에게 들었던 세 가지 교훈에 대해 이야기한다.
"첫번째, 칭얼대지 마라. 두번째, 핑계대지 마라. 셋 번째, 불평하지 마라." 세상에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 단지 돈과 시간, 정성,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최악의 경우 포기라는 방법도 있다. 발생한 문제보다 이에 대처하는 태도와 자세가 더 중요하다.
자기사명서에 추가해야 겠습니다.
'칭얼대지 않는다. 핑계대지 않는다. 불평하지 않는다.'
*칭얼대다: 짜쯩을 내며 자꾸 중얼거리거나 보채다.
*핑계대다: 하고싶지 않은 일을 피하거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다른 이유를 내세우다.
*불평하다: 마음에 들지 아니하여 못마땅하게 여기다.
이것을 긍정 표현으로 바꾸면 이렇게 바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긍정적으로 행동한다. 책임감을 갖고 해결한다. 항상 감사한 마음을 유지한다.'
구성원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빨리 시작하고 빨리 수정하라다. 완성도에 대한 욕심으로 시작 자체를 미루는 사람이 너무 많다. 예를 들어 일주일의 시간을 주면 5일을 생각하고 이틀 밤을 새워 가며 구체화한다. 주어진 일주일의 시간을 꼬박 채운 후 결과물을 들고 오는 식이다. 그런데 고객이 결과물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완성도는 생각의 숙성이 아닌 속도를 기반으로 한다. 빨리 시작하고 빨리 보고하고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수정과 보완을 거치는게 완성도를 높이는 지름길이다. 흔히 말하는 '애자일 전략'이다.
보통 사람들이 실행이 아닌 계획에 집중하는 이유는 평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배가 아파 의사를 찾아갔더니 환자에게 의사가 묻는다
"그래서 설사약을 줄까요? 소화제를 줄까요?"
고객에게 의존해 디자인을 풀어나가는 구성원들이 있다.
"고객님, A스타일로 하실래요? B스타일은 어떠세요?"
선택권을 상대에게 넘기면서 고객에 대한 배려하고 변명한다. 말도 안되는 소리다. 소화제와 설사약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의사의 말이 배려로 들리는가.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서 선택을 타인에게 미루는 것 뿐이다. 결정을 타인에게 미루는 노비 근성,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으니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합리화, 비판받지 않으려는 적당주의의 합작품이다.
그러니 스스로와 타협하지 마라. 반칙이 아닌 원칙, 타협이 아닌 기본을 지켜라.
저자가 말하는 보통사람. 별로인 사람, 노비 근성의 말과 행동이 나의 모습과 겹쳐 보였을 때,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되더군요.
'당장 내가 해야할 일은 뭘까?'
'내가 결정하고 끝까지 책임지기.'
'더 도전하고 헌신하고 희생하고 배려하기.'
'나의 원칙을 정하고 절대 타협하지 않기.'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원칙을 지키면 더 큰 기회가 온다.
기회는 양날의 검과 같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욕심을 부리면 위기라는 칼끝이 자신을 향한다. 무엇보다 무리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증조할아버지다. 나이와 상관없이 집안 식구를 부를 때면 반드시 이름 뒤에 '씨'를 붙이며 상대를 존중해주셨다. 물 한잔도 누구에게 부탁하지 않고 손수 가져다 드실 정도로 타인에 대한 배려와 매너를 가진 분이었다.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해. 그럼 감사한 일이 생겨.
항상 베풀어야 해. 베풀면 항상 열 배 이상으로 돌아와
삼척동자한테도 배울 줄 알아야 해. 나이가 적든 많든, 남자근 여자든 그 어떤 사람에게도 배울 점은 있어."
아들에게 가장 물려주고 싶은 유산이 바로 이것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 즉 매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성공적인 멘탈, 노하우를 꾸밈없이 담백하게 전달합니다. 매달 5,000만원의 수익을 올린다고 말할 때, 그 말이 허세로 느껴지지도 않고 질투가 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그가 그만큼의 성과를 거둘 자격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가 일침을 가할 때는 마치 내가 앞에서 혼나는 듯한 느낌도 들지만, 그만큼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이 책을 통해 나도 조금은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상으로 박치은 저자의 『디깅』 서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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