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면서 하는 일 중 큰 일’이라는 인륜지대사 결혼. 일년 중 이 결혼을 기념하는 일은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가족행사이기도 하다.
우리 가족이 결혼기념일을 보내는 것에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선물을 주고 받고 맛있는 것만 먹고 하는 것보다는 의미있는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기념사진 촬영이다. 최대한 잘 차려입고 작은 사진관에 가서 매년 사진을 찍는 것이 벌써 4년째가 되었다. 매년 세 장의 사진을 찍고 그 중 가장 잘 나온 사진 하나를 골라 A4 절반 정도의 크기로 인화한다. 액자에 키워 거실 책장에 차례로 두는데, 매년 1개씩 늘어가는 결혼기념 사진을 볼 때마다 다음 결혼기념일이 기다려지는 재미가 있다. 해마다 조금씩은 나이를 먹어가는 부부의 모습은 의지하는 마음, 감사한 마음이 들게 해 뭉클해진다. 아들이 태어난 이후로는 가족사진처럼 같이 찍는데 조금씩 커가는 아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리고 모처럼 외식을 한다. 우리 가족은 딱히 외식을 자주 하는 편이 아니다. 사실 배달음식도 손님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잘 먹지 않는다. 아이가 어리기도 했고 딱히 바깥음식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어서 가족파티를 하는 날이면 음식을 사서 집에서 먹는 경우가 많았다. 결혼기념일도 그럴 수 있지만 이 날은 그럴싸한 레스토랑에 가서 아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식사를 하며 서로 준비한 편지를 주고 받는다.
저녁을 먹고 오면 아들을 재우고 단둘만의 시간을 가진다. 간단히 와인을 한 잔씩 하며 그간 결혼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고마운 점, 아쉬웠던 점이나 바라는 점을 말하기도 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나누기도 한다.
딱히 선물을 주고 받지도 않는다. 그저 결혼 기념 사진을 찍고 작은 편지에 분위기 좋은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고 오는 정도지만, 이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특별한 날이 된다.
앞으로는 결혼기념일에 부모님께 서로 전화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결혼 1주년 때는 같이 축하하고 저녁을 먹기도 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둘이서만 보내고 있다. 올해 결혼기념일에는 부모님께 전화통화를 한번 해보려고 한다. 이왕이면 남편은 장인장모님께, 아내는 시부모님께 전화해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찍은 사진도 보내드리고 하면 부모님들도 기뻐하실 것 같다.
결혼기념일을 어떻게 보내느냐에는 딱히 정답은 없다. 서로에게 필요한 특별한 선물을 주고 받는 것도 좋고, 깜짝 이벤트를 할 수도 있다. 그냥 조촐하게 저녁식사를 할 수도 있고 정말 바쁘다면 편지 한 통이라도 교환할 수 있다. 단, 결혼기념일을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우리 가족의 탄생일이라는 중요한 날인만큼 서로에게 진심과 사랑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하는 기회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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